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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2’ 도사란 무엇이냐..한바탕 꿈을 꾸고 떠나는 즐거운 여행 [IS리뷰]

도사는 무엇이냐, 바람을 다스리고 마른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하며 땅을 접어 다니며 검을 바람처럼 휘둘러 천하를 가르고 그 검을 꽃처럼 다룰 줄 아니, 가련한 사람들을 돕는 게 바로 도사의 일이다. (‘전우치’ 中)그 도사의 일이 다시 시작된다. 외계인과 본격적으로 싸우면서.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 1부에서 벌린 이야기들을 2부에서 주워 담으면서 확실하게 도사의 일을 보여준다.인간의 몸 속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막으려다 과거에 갇혀버린 이안. 우여곡절 끝에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신검을 되찾는다. 이안은 썬더를 찾아 자신이 떠나온 미래, 곧 현재로 돌아가려 한다. 현재에선 외계인만 살 수 있도록 지구의 대기를 바꾸는 하바가 폭발하기까지 단 48분이 남았을 뿐이다.이안을 위기의 순간마다 도와주는 무륵. 자신의 몸 속에 이상한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혼란을 느끼면서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신검을 찾으려 한다. 무륵 속에 요괴가 있다고 의심하는 삼각산 두 신선과 신검으로 눈을 뜨려는 맹인 검객 능파. 신검을 차지해 현대로 돌아가려는 자장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탈옥한 외계인 죄수 설계자가 폭발시킨 외계물질 하바로 많은 사람들이 죽은 현재. 우연히 외계인을 목격한 민개인은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시간의 문이 열린다.‘외계+인’ 2부는 전편의 시간선에서 다시 출발한다. 도사, 신선 그리고 요괴들이 신검을 둘러싸고 싸우던 고려시대로 관객을 곧장 끌고 들어간다. 1부처럼 과거와 현재를 숨가쁘게 오가기 보단 과거의 일을 흘러가게 한 뒤 현재와 접점을 찾고, 다시 그 접점을 시간의 문으로 잇는다. 1부가 과거와 현재를 접고 접은 종이접기 같은 플롯이었다면, 2부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 시간의 문을 놓고 일직선으로 내달린다. 이 같은 구성은 영화에 보다 간결하게 몰입하도록 만든다.최동훈 감독은 1부에 흩뿌린 설정과 복선을 2부에서 하나씩 짜맞춰 인과를 완성한다. 우연인 듯 보이는 모든 게 필연이라는 인과를, 반전과 반전으로 쌓아서 마지막에 폭발시킨다. 그러면서 말한다. 모든 게 ‘뜰 안의 잣나무’라고. 잣나무를 말하는 순간 뜰을 보기 보단 잣나무를 떠올리기 마련이니, 그 말에 휘둘리지 말고 본질을 보라 말한다. 필연이 뜰이요, 잣나무는 싸움이니, ‘외계+인’은 시공간을 오가지만 결국 도사의 일이 뭔지를 말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바로 알고, 작은 힘이라도 모으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최동훈 감독은 그 과정을 유쾌하고 즐겁게 그린다. 2부에선 이안을 맡은 김태리의 활약이 커졌다. 과거에서 경쾌하게 천둥을 쐈던 그는, 현재로 돌아와선 더 많은 액션과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푼다. 1부를 이끈 무륵 역의 류준열은, 2부에선 김태리 곁에서 도사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 심각한 것을 심각하지 않게 풀 줄 아는 게 류준열의 장점이다. 삼각산 두 신선 역의 염정아와 조우진은 1부에 이어 2부에서도 웃음을 담당한다. 2부에서 새로 등장한 능파 역의 진선규는 웃음끼 뺀 액션이 제법 잘 어울린다. 민개인 역의 이하늬는 늘 그렇듯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 ‘외계+인’ 1부 러닝타임이 142분이었던 데 비해 2부는 122분이다. 20분이 줄어든 덕에 속도가 빠르다. 다만 그 탓에 최동훈 감독 특유의 시퀀스 안의 서스펜스와 이완을 주는 리듬은 줄었다. 전반부엔 속도를 택한 대신 리듬을 줄였다면 후반부는 이 리듬이 다시 춤을 추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균형의 묘가 관객들에게 마지막에 팝콘 터지는 듯한 기분을 줄 듯 하다. 엔딩 OST인 팝송 ‘인 드림스’는 그 기분을 한층 몽글몽글 만든다. 한바탕 꿈을 꾸고 떠나는 여행. 슬프고 힘든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뜰 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 하다. 오는 1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추신. 쿠키 영상이 있을 듯 하지만 없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1.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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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구수환 감독, 시골 작은 학교에 희망을 심는다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시골 작은 학교에 희망을 심었다.구수환 감독은 지난달 26일 전남 장흥군에 있는 장평중학교에서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故) 이태석 신부와 관련된 영화와 책을 읽고 토론을 한 후 강연을 듣는 특별한 시간을 가진 것이다.장평중학교 (교장 백귀덕)는 전교생이 1500여명이나 됐지만, 지금은 전교생 21명 교직원이 9명인 작은 학교다. 구수환 감독이 시골 학교를 찾아간 것은 고 이태석 신부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도록하자는 생각 때문이다.사실 시골지역은 인구가 줄고 농촌을 떠나 도시로 떠나는 이촌향도 현상 때문에 폐교가 되는 학교가 급격히 늘고 있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학교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골학교를 찾아가는 프로젝트도 학교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슬로건은 ‘이태석의 삶을 통해 내일을 열다, 행복을 잇다, 희망을 잇다’로 정했다. 장평중학교에서 진행된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프로젝트는 백귀덕 교장과 이태석재단 광주지부(정경미 지부장)가 함께 준비했다. 이날 행사는 영화 ‘부활’과 책 ‘우리는 이태석입니다’를 통해 느낀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토록 하고 북 콘서트를 통해 저자의 강연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백귀덕 교장은 ‘이태석 신부의 고귀한 삶을 아이들이 배우고 느끼도록 해 올바른 리더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 준비했다“며 멀리 시골까지 찾아준 이태석재단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뜻밖의 손님들도 함께했다. 장흥군수, 교육장, 도의원, 언론사대표, 학부모 대표 등 장성지역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참여했고, 이웃 지역인 나주와 보성군의 교장 선생님들도 달려왔다.지역에서 유명한 요리전문가도 이태석 신부의 시간에 함께하고 싶다며 직접 요리를 만들어 마을 축제가 됐다는 설명이다.구수환 감독은 “이번 행사가 일회성이 아닌 전국의 시골오지 지역을 찾아가는 운동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테석재단이 올바른 리더를 육성하기위해 마련한 이태석리더십 2기생 모집이 12일 마감도니다. 지원신청은 이태석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하면 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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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웹툰 원작 인기, 플랫폼 규모 확대‧시리즈 인기 맞물려”[웹툰기획]④

“더 커진 웹툰의 플랫폼 규모, 메인스트림이 된 시리즈 시청 방식이 웹툰의 영상화 제작 바람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연상호 감독은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만화작가로 데뷔해 2011년 애니메이션 ‘돼지왕’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아 주목 받고, 천만 영화 ‘부산행’으로 스타 감독으로 떠올랐으며 웹툰 ‘지옥’의 작가이자 동명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만화, 웹툰, 영화, 드라마까지. 다양한 매체를 직접 경험한 연상호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웹툰을 기반으로 드라마 및 영화 제작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배경으로 웹툰 플랫폼의 성장, 영상 시청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연상호 감독은 최근 최규석 작가와 공동집필한 웹툰 ‘지옥2’를 연재하고 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의 드라마 제작도 확정돼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한창 촬영 중이다. ‘지옥’은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 특유의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담은 작품인데 최근 ‘만화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아이스너 어워드' 아시아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어쨌든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OTT의 경우 한꺼번에 콘텐츠를 오픈하는데 웹툰은 주 1회로 1년 여간 연재해서 아무래도 시청자와 독자의 호흡이 굉장히 달라요. 그렇다 보니 반응도 무척 다르고요. 또 최규석 작가가 웹툰을 어떻게 연출하는지 보는 재미가 있고, 드라마는 배우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보는 색다른 재미가 있죠.” 원작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할 경우 때로는 원작 팬들의 혹독한 평가가 뒤따른다. 연 감독은 대부분의 제작진이 부담감을 어느 정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원작 팬덤의 성격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좀 더 열려 있다고 해야 하나. 원작의 팬덤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호불호가 나뉘는 작품들이 있다 보니 안티 팬덤도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연 감독은 최근 웹툰 원작의 드라마와 영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과거보다 시리즈 역할이 되게 커졌다”며 “다음을 보고 싶게 만들고, 변주가 되지만 작품을 선택할 때 한번 구축된 세계관에 대한 신뢰가 주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저는 제작도 하고 있다 보니 웹툰뿐 아니라 소설 등 원작을 많이 봐요.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소설은 단행본 형식이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영향을 준다는 거죠. 물론 웹소설은 장르성이 있지만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단행본 형태로 나오고 독자는 책을 펼치면 끝까지 보는 것에 목적이 있어요. 소설이 이 같이 완결성을 중요시 하는 반면, 웹툰은 플랫폼의 확대와 함께 시리즈 형식을 강조할 수밖에 없죠. 플랫폼 규모 자체가 워낙 커서 창작자들도 그 방향성 내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다만 연 감독은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도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흥행을 장담하지 못한다며 “영상화 했을 때 웹툰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을 만한 것들을 찾는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웹툰이든 드라마 작업이든 모두 다 고통이 있긴 하다”며 “최규석 작가는 구상된 이야기를 구현해 내려 무척 애쓰는데 나는 ‘오늘 촬영일인데 비 오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을 많이 한다. 스태프들과 날씨 예측 애플리케이션을 4개 돌리고 있다”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러면서 “모두 매체의 차이에서 오는 고충인데 이런 것들 또한 작품을 만드는 재미의 일환이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 특성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작업 과정을 예로 들었다. “소설의 경우 문체를 영상으로 옮기는 건 상당히 어려워요. 내레이션으로 옮긴다 해도 그 문체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죠. 물론 만화도 시각 매체라서 분명히 닮은 점이 있지만 영상과 비교해 일종의 약화된 그림체거든요. 그림체 문법에 캐릭터들이 연기하는 방식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결국 배우처럼 연기하지 못해요. 예컨대 충격을 받았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캐릭터의 검은 눈동자가 없어지거나 탈색된다면, 영상에선 좀비로 표현이 돼죠. 같은 시각 매체라 하더라도 1대1 비율로 적용되지 않는 지점들이 많고 또 다른 창작자들이 따로 채워가야 하는 거죠.”연상호 감독은 또한 “웹툰이 스틸 이미지에 소설과 같은 문어체가 쓰이는 문어와 구어 사이의 언어라면, 실사화된 작품들은 구어”라며 이러한 차이들을 모두 아우르면서 원작과 완전히 같은 작품은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상화 작업에서는 너무 뻔한 말이지만 원작자, 그리고 다른 제작진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물도 결국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기 위해 만드는 거잖아요. 외딴 섬처럼 떨어져 있는 게 아닌 이상, 어떤 창작물이든 대중과 함께 해야 해요. 창작이라는 건 자신의 생각 하나를 계속 팔 수밖에 없는데, 나름 객관적인 시점에서 변주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함께여야 하죠.”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0.04 05:40
영화

[IS리뷰] ‘화란’ 300만 원은 인간의 삶을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을까

고작 300만 원이었다. 불행으로 점철된 연규(홍사빈)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옥죈, 또한 인규의 삶을 앞으로 통째로 바꿔버릴 금액은.‘화란’은 불행의 굴레에 갇힌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직의 중간 보스인 치건(송중기)은 어느 날 의붓동생을 지키려고 벌인 싸움의 합의금 300만 원이 없어 절망하는 연규와 만난다. 그는 연규에게서 묻어뒀던 자신의 일면을 발견하고, 조건 없이 300만 원을 내어준다. 두 사람의 인연이 장밋빛 ‘브로맨스’가 됐다면 좋았겠지만, 어쩐지 둘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연규의 삶은 더욱 불행해지기만 한다. 치건을 따라 조직에 들어가게 된 연규.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의붓아버지와 툭하면 자신을 괴롭히는 동네 또래들 사이에서 지옥 같은 날들을 보내던 연규는 치건의 조직에서 금방 폭력에 물든다.사회복지 시스템이 잘돼 있다는 화란(네덜란드)으로 떠나는 게 인생의 목표였던 연규. 또 다른 화란(재앙과 난리) 속에서 그는 발버둥치지만, 계속해서 더욱 큰 고통과 불행으로 떠밀려 갈 뿐이다. 어떤 고통은 파도와 같아서 한 번 휩쓸리면 돌아올 수 없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스크린에선 계속해서 불행으로 떠밀려가는 두 남자가 그려진다. 연규와 치건, 두 사람이 괴로운 상황 속에서도 선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절망스럽게 느껴진다. 마치 늪에 빠진 것 같은 무력감이다.영화에는 15세 관람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잔혹한 장면들이 다수 삽입돼 있다. 특히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오니 관람 시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가 끝나면 연규와 치건, 그리고 이들이 살고 있는 지옥 같은 도시 명안시가 품은 습한 절망이 몸 구석구석에 들러붙은 것 같은 눅진한 느낌마저 든다. 신인 감독 김창훈은 장편 데뷔작인 ‘화란’으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칸영화제가 왜 ‘화란’을 택했는지 납득되는 연출력이다. 다만 숨쉴 틈 없이 몰아치는 불행 서사에 관객들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11일 개봉. 15세 관람가. 124분.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2 09:00
영화

[IS인터뷰] ‘거미집’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 대한 사랑과 환멸

“영화를 보신 분들이 영화에 대한 꿈, 사랑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찾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저도 ‘거미집’을 만들면서 그랬거든요.”영화 ‘거미집’으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거미집’은 1970년대 삼엄한 검열 당국과 비협조적인 배우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영화의 결말만 다시 찍고자 하는 김열(송강호) 감독의 고군분투를 담은 영화다. 꿈속에서 본 영감을 바탕으로 결말만 바꾸면 자신의 작품이 명작이 되리라 믿는 김열 감독. 김열 감독의 캐릭터에는 김지운 감독이 투영돼 있다. “한 가지 일을 하다 보면 자기 일이나 긍지, 자긍심을 느끼게 되잖아요. 그러다 환멸 같은 게 느껴지는 거죠. 자기 일에 대한 환멸,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환멸 같은 것들이요. ‘내가 정말 사랑하고 있는 건가, 이 일을’ 그렇게 자신을 의심하기도 하고요.”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을 찍으며 영화를 처음 사랑했을 때를 떠올렸다. 처음 영화를 작업하며 자신이 했던 질문들, 영화에 대한 태도 같은 것들이다.김지운 감독은 ‘거미집’ VIP 시사회 이후 가진 뒤풀이 자리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새삼 다시 느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면서 “(영화가) 좋았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거미집’ VIP 시사회에 참석했던 한 감독은 “왜 뒤풀이 자리에 안 왔느냐”고 하자 “영화가 너무 좋아서 얼른 집에 들어가서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 뒤풀이에 가지 않았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취향이 안 맞으면 재미없을 수도 있겠죠. 실제로 ‘나는 영화가 너무 좋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다’는 평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작품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잖아요. 제 취향을 유지하되 대중성의 확장성은 고민해야겠죠.”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 대한 사랑처럼 보이기도 한다. 데뷔작 이후 평론가들로부터 이렇다 할 좋은 평을 받지 못 했던 김열 감독이 어떻게든 명작을 만들어내겠다는 집념으로 만들어내는 상황들은 때로 우습고 때로는 광기 넘치게 보인다.사랑과 광기의 경계. 이것이야 말로 어떤 것에 극진하게 몰입하다 보면 나오는 감정의 파노라마 아닐까. 특히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바와 대중의 니즈 사이를 치열하게 조율해야 하는 대중예술 종사자라면 더욱.기대했던 여름 시장의 충격 이후 국내 영화계엔 위기론이 드리워 있다. 이런 시대에 흑백 영화를 영화 속 영화로 삽입한 ‘거미집’의 시도는 대담하고 과감하다. 한때 ‘이럴 줄 알았다’, ‘이런 걸 기대했다’는 류의 평론을 보면 의기소침하고 답답함도 느꼈다는 김지운 감독은 “지금은 그런 평들조차 소중한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영화가 정말 좋았을 때는 한 달에 영화 관련 잡지가 6~7개가 나왔어요. 어떤 잡지에도 제 이름이 안 올라간 적이 없었을 정도였죠. 지금은 평론 하나하나가 아주 소중한 시기예요. 작품이 나오고 평론이 나오고, 그런 것들이 부딪혀서 뿜어내는 에너지 같은 것들이 그립죠. ‘거미집’은 새로운 시도가 있는 작품이고, 그런 시도에 대한 유의미한 평들이 나오다 보면 그걸 지지하고 환호해 주는 목소리도 커지지 않을까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1 06:00
영화

엑소 출신 레이 출연 中영화 ‘노 모어 베츠’ 캄보디아서 못 본다… ‘이미지 훼손’

그룹 엑소 출신 레이가 출연한 중국 영화 ‘노 모어 베츠’가 캄보디아에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30일 AFP통신 등 외신은 캄보디아 정부가 최근 ‘노 모어 베츠’를 자국 내에서 상영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주캄보디아 중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내 상영 중단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레이가 출연한 ‘노 모어 베츠’는 해외로 인신매매돼 온라인 사기에 강제로 동원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중국에서 지난달 개봉했다.캄보디아 정부는 이 영화가 캄보디아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관광산업과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얀마 역시 이 영화가 미얀마의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태국 역시 ‘노 모어 베츠’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30 17:32
영화

[IS인터뷰] ‘천박사’ 김성식 감독의 강동원 얼굴 활용법

“강동원 배우의 클로즈업샷을 보러 오세요. 가정에 평안이 깃들 것입니다.”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의 김성식 감독은 알았다. 이 영화의 강점이 무엇인지. 김 감독은 영화 개봉을 맞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강동원의 비주얼’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앞서 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동휘 역시 “강동원 선배가 너무 아름다웠다”며 여러 차례 강동원의 외모에 대한 감탄을 드러냈던 바. 실제 ‘천박사’는 개봉 전부터 강동원의 하네스 착용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많은 누리꾼들의 기대를 받기도 했다.“‘부산행’ 현장에 있었는데 그때 옆에서 강동원 선배가 ‘검사외전’을 찍고 있었어요. 사과 하나를 딱 들고 걸어와 앉아서 드시더라고요. 여자 스태프들이 구름떼처럼 몰려 있는 걸 봤어요. 그 장면이 잊히질 않아요.” 김성식 감독은 ‘천박사’의 주인공 천박사 역으로 강동원 외에 어떤 배우도 고려하지 않았다. 강동원이 캐스팅이 되지 않는다면 연출 데뷔를 포기하고 조연출로 돌아가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 정도로 강동원은 김성식 감독이 생각한 천박사 그 자체였다.김 감독은 천박사 캐릭터에게서 ‘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스피겔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어느 땐 진지하다가 어느 땐 웃기고, 또 인상을 쓰면 분위기가 변하는 그런 느낌이 천박사에게 있었다. 그런 스파이크 스피겔 같은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는 강동원 배우만이 떠올랐다”고 이야기했다.‘천박사’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소재 역시 ‘퇴마’이다 보니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다. 본래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던 김성식 감독에게 맞춤 작품이었던 셈이다.“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라 배우의 표정, 연기가 아주 중요했어요. 그래서 강동원 배우를 비롯해서 이동휘, 이솜, 김종수, 박소이 등 출연 배우들 사진을 방에 붙여놓고 계속 봤어요. 그게 봉준호 감독님이 많이 하던 방식이기도 해요.” 김성식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 출신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 때는 조연출로 활약하기도 했다. ‘천박사’에는 ‘기생충’에서 문광과 근세 역으로 각각 열연을 펼친 이정은, 박명훈 배우가 부부로 등장한다. 봉준호 감독은 VIP 시사회에서 이 장면이 등장할 때 엄청 크게 웃기도 했다고. 김성식 감독은 “일부러 저렇게 웃으시나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아무튼 그렇게 배우들의 얼굴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촬영을 한 덕에 배우들의 다양한 얼굴을 작품에 담아낼 수 있었다. 김성식 감독은 “강동원 배우의 경우 양쪽 얼굴이 다르다. 한쪽은 무쌍, 한쪽은 유쌍”이라면서 “천박사가 악인과 대치할 때는 무쌍인 쪽을, 약간 코믹하거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에서는 유쌍인 쪽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하네스에 대해서도 한 마디. 김 감독은 “검을 벨트에 차면 예쁘지가 않아서 약간 형사물처럼 윗부분에 차면 어떨까 했다”면서 “옷에 많이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데 그조차도 아름답더라. 강동원 배우가 모든 걸 패션으로 승화했다”고 밝혔다.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천박사’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30 16:43
스타

[IS인터뷰] ‘가문의 영광’ 정태원 감독 “김수미, 원없이 했다… 마약도 본인 아이디어”①

누적 관객 수 2000만을 넘긴 ‘가문의 영광’이 ‘리턴즈’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는 배우 김수미의 염원이 있었다.‘가문의 영광’의 공동 감독 정태원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리즈를 다시 만들겠다고 결심한 계기에 김수미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김수미 선생님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계속 만들고 싶어했어요. 몇 년 동안 계속 선생님의 염원이었고, ‘올해는 꼭 만들어드리겠다’고 약속을 했죠. 그렇게 제작을 하게 됐어요.”‘가문의 영광’은 2002년 시작돼 이번 ‘리부트’까지 6편에 걸쳐 이어온 시리즈. 사실 처음엔 6편을 위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정태원 감독은 “그러면 1편이 그래도 스토리가 짜임새도 있었고 1편이 나온 지도 20년이 지났으니까 그걸 리메이크 해보면 어떨까 했다”고 설명했다.“1편에 대한 판권을 해결하고 리메이크에 돌입을 했어요. 1편을 리메이크 하기로 했으니까 스토리는 완성이 됐고, 이제 그 뼈대를 토대로 요즘에 맞게 각색을 하고자 했죠. 조폭 얘기도 들어내고 사업가로 가문을 재정비했어요.” 1편이 나온 지 20년도 지났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느낌을 내기 위해 제작사 나름대로 노력도 했다. 대학생들을 포함, 모니터 시사를 5번 정도 걸쳤고, 이 과정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장면들은 과감하게 들어냈다. 그럼에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는 있었다. 정태원 감독은 “슬프고 괴롭다”고 털어놨다.그렇다면 이 영화의 시작점에 있었던 김수미는 어땠을까. 정태원 감독은 “무척 만족했다”고 이야기했다. 정 감독에 따르면 영화에 등장한 마약 소재 등은 김수미의 아이디어였다. 사회적인 문제를 영화에 녹이고 싶다는 뜻이 있었단다. 정태원 감독은 “김수미 선생님은 자신의 대사는 거의 다 자신이 썼다”면서 “마약 이야기도 영화에 좋은 메시지를 넣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하는 선생님의 뜻이 들어간 것이다. 우리 영화가 코미디 영화이긴 하지만, 그냥 웃기기만 하는 게 아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김수미 선생님은 지금까지 했던 ‘가문의 영광’ 시리즈 가운데 이번 ‘가문의 영광: 리부트’가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하세요. 흥행도 잘될 거라고 자신하셨어요. (웃음) 영화계가 많이 위축됐다는 걸 사실 느끼고 있고, 비즈니스는 냉혹하기 때문에 추석 때의 스코어가 정말 중요하죠. 모처럼 가족들과 모인 연휴잖아요. 관객분들게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30 11:55
영화

[IS인터뷰] ‘가문의 영광’ 정용기 감독 “코미디엔 오래 가는 생명력이 있다”②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핫하게 떠오른 장면이 있다. 영화 ‘가문의 영광’ 2편인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영광 2’에서 신현준이 김원희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다가 차에 치이는 장면이다. 보다 보면 어이없게 터지는 장면이라며 누리꾼들의 각광을 받았다.이 영화의 연출가이자 6편 ‘가문의 영광: 리부트’로 돌아온 정용기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 감독은 이 장면이 다시 회자되는 데 대해 “사실 나는 그때도 그 장면을 찍기 싫었다. 너무 나간 장면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사실 그 장면이 개봉 당시엔 욕을 진짜 많이 먹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찍을 수 있느냐는 거죠. 저는 그게 코미디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거라고 봐요. 그때는 거기까지 수용이 안 됐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보면 ‘저때는 저런 코미디가 있었네’ 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거죠.”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인 ‘가문의 영광: 리부트’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작품이다.매번 추석 시즌 개봉했던 이 시리즈는 지난 21일 개봉, 30일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13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누적 관객 수 2000만을 자랑하는 스테디셀러 시리즈로선 아쉬운 스코어다.그래도 정용기 감독은 코미디의 힘을 믿고 있었다. 정 감독은 “내 기억엔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1편도 욕을 먹었고 2편을 욕을 먹었다”며 “그런데 한 10년이 지나면 아무도 그 영화를 욕하지 않더라. 오히려 밈들이 돌아다니지 않느냐”고 했다.“영화에 대한 평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거 아닐까요. 제가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2, 3, 4, 5편을 했어요. 이번까지 하면 다섯 편이죠. 그런데 지금 보면 ‘가문의 영광’ 1, 2편을 보면서 욕하는 사람이 거의 없거든요. ‘가문의 영광: 리부트’도 지금은 안좋은 평을 좀 받고 있지만, 10년 뒤엔 모르는 거거든요. OTT를 통해서 본 사람들의 평가도 다를 수 있고요. 저는 쭉 열려 있다고 보고, 그게 영화의 생명력이라고 생각해요.” 정용기 감독은 또 ‘가문의 영광: 리부트’가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촬영되긴 했지만, 그 안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효율적으로 찍고자 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노력해준 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배우들이 정말 많이 노력해줬어요. 다들 준비를 많이 해왔고, 현장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죠.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찍자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새롭게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바꾼 부분도 있는데, 그런 모든 부분에 열린 마음으로 참여를 해줬어요. 우리 작품에 함께해준 스태프들과 모든 배우들께 감사드려요.”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30 11:55
영화

[차트IS] ‘천박사’ 60만 넘었다! 100만 향해 질주… ‘잠’ 140만 돌파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추석 연휴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전날 하루 동안 27만 8454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 63만 5311명으로 100만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추석 대작으로 함께 기대를 모은 ‘1947 보스톤’은 같은 날 13만 7448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에 자리했고, ‘거미집’은 4만 779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3위에 자리했다. 같은 날 영화 ‘잠’은 1만 3186명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 관객 수 140만을 넘었다. ‘잠’의 누적 관객 수는 140만 1089명이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30 10:57
영화

[IS인터뷰] 오정세 “과거 ‘놈놈놈’ 오디션 떨어져… ‘거미집’ 신나서 작업”

배우 오정세가 영화 ‘거미집’을 통해 김지운 감독과 작업한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오정세는 최근 ‘거미집’ 개봉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실 전에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진 일이 있다”고 털어놨다.“김지운 감독님이 제안을 주셔서 신났죠. 사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때는 연출부 오디션에서 떨어졌거든요. 김지운 감독님 앞에서는 오디션도 못 본 거예요. 어떠한 여정 끝에 ‘거미집’까지 오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신나게 작업했어요.” ‘거미집’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송강호) 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오정세는 이 영화에서 1970년대 스타 강호세를 연기했다.오정세는 앞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와 ‘스위치’ 등에서 톱스타 연기를 했던 바. ‘거미집’에서는 이때에 비해 한층 자연스럽게 스타 연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남자사용설명서’ 때까지만 해도 나 스스로도 물음표가 많았다”고 털어놨다.“조연을 하던 친구가 갑자기 메인으로 등장했는데 그것도 톱스타 역이잖아요. 확신이 없었어요. 그때 제가 해변가를 걸어가면 보조 출연자 분들이 ‘멋있어요’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보조 출연자 분들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은 거예요. (웃음) 지금은 여러 작품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확신과 믿음이 생겼고, 그걸 바탕으로 연기를 하고 있어요.”오정세는 ‘거미집’을 “부담감이 많이 없는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지운 감독을 필두로 송강호, 임수정, 박정수, 전여빈, 정수정 등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칸영화제 초청을 받아 다녀왔을 때도 긴장감이 거의 없었던 이유가 이것이다. 오정세는 동료들을 ‘천군만마’라 표현했다. ‘거미집’은 영화 속 영화의 구조를 하고 있다. 김열 감독이 영화 속에서 찍는 동명의 영화 ‘거미집’이 러닝타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1970년대 스타인 강호세는 김열 감독의 영화 ‘거미집’에서 그 시절 스타일대로 연기를 해야 했다. 오정세로선 배우 강호세, 김열 감독의 영화 속 등장인물이라는 두 가지 연기를 해야 했던 셈이다.오정세는 1970년대 자료들을 찾아보며 연기를 주문했다. 1970년대 특유의 톤과 호흡을 체화하려 애썼다. 그는 “그 당시의 연기 자료를 보면 호흡이 지금보다 반템포씩 더 붙는 느낌이 있더라. 또 ‘아이쿠’, ‘저런저런’ 등 그때 자주 쓰이던 표현이 있었다”며 “그런 방법들을 조금 더 잘 살려서 작품 속에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악귀’에 이어 ‘거미집’으로 다시 한 번 주연 배우로서 존재감을 세운 오정세. 그는 “주연에 대한 부담감이 없진 않지만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주연이기 때문에 가져야 할 책임감은 갖되 다른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매 작품 그냥 내가 해야되는 것들과 작품 자체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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