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에도 삼성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토종 거포 김동엽. 삼성 제공 두 번의 시행착오는 없다. 삼성의 토종 거포 김동엽(31)이 2021시즌을 정조준한다.
김동엽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크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입지가 탄탄했다. 팀에 부족한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가 컸다. 5월 5일 개막전부터 무려 20경기 연속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는 타석에서 보여준 생산성(첫 30경기 타율 0.245)이었다. 극도의 부진 속에 6월 초 2군행을 통보받았다. 13일 동안 조정기를 거친 뒤 1군에 재등록됐다. 그러나 뚜렷한 반등은 없었다. 정확도가 떨어졌고, 홈런도 가뭄에 콩 나듯이 터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월 22일에는 부상자명단에도 등재됐다. 중심타자가 슬럼프에 빠지니 팀 타선도 침체했다.
김동엽은 시즌 두 번째 1군에 등록된 8월 2일부터 180도 다른 선수가 됐다. 개막 후 7월까지 소화한 48경기에서 타율 0.258(182타수 47안타), 6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407)과 출루율(0.295)을 합한 OPS가 0.702였다. 그런데 8월 이후 치른 67경기에서 타율 0.355(231타수 82안타), 14홈런, 46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 기간 리그 타격 4위, OPS 6위였다. 두 부문 모두 팀 내 1위. 김동엽은 "시즌을 3개월 정도 남겨놓고 정말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이었다. 기술적인 변화를 줬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기술적인 변화는 타격 자세 수정이다. 과감하게 오픈 스탠스로 바꿨다. 몸에 잘 맞고, 힘을 쓸 수 있는 타격 자세를 생각하다가 결단을 내렸다. 김동엽은 "될 대로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이렇게 해보고 안 되면 내 재능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먹으니까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8월 이후 타격 자세를 오픈 스탠스로 바꾸며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여준 김동엽. IS 포토 도박에 가까웠다. 오픈 스탠스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 공략에 취약한 자세다. 평소 변화구에 약점을 보였던 김동엽에게 자칫 단점이 더 부각될 수 있는 타격 자세였다. 그는 "오픈 스탠스를 하면 바깥쪽 공이 멀어 보인다. 그래서 그 코스의 공을 아예 버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칠 수 없는 공을 무리하게 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며 "대신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시즌 전체 성적(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은 준수했다. 하지만 반성은 계속됐다. 김동엽은 "시즌 20홈런(10월 20일 인천 SK전)을 쳤을 때 기분이 좋긴 했다. 그러나 팀이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시기였다. 팀 순위가 어느 정도 결정된 상황에서 쳐 아쉬웠다"며 "그나마 반등해 2021년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 부분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동엽은 2021년에도 삼성 타선의 '키맨'이다. 삼성은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1루수 오재일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팬들은 오재일과 김동엽의 영문 이름을 따 'OK포'라고 부른다. 두 선수가 힘을 합쳐 삼성 타선을 탈바꿈해주길 기대한다. 삼성은 2016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상황. 긴 암흑기를 관통하고 있다.
김동엽은 "(오)재일이 형이 오면서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 같다"며 "(시즌 전) 홈런 30개를 쳐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하더라. 기록에 대한 욕심을 가지면 계속 멀어진다. 그건 불변이다. 올 시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전 경기를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