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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흑인 여성 최초 '타임지 모델' 나오미 캠벨, 그도 겪은 '인종차별'

'슈퍼모델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980~90년대, 전 세계를 주름잡은 모델 나오미 캠벨(51). 그 시절 그를 가장 많이 따라다닌 별칭은 '흑표범'과 '흑진주'였다. 인종차별적 표현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이런 수식을 쓰는 일은 점차 줄었다. 하지만 런웨이에 서는 동안 그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숱한 편견과 차별을 감내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8일(현지시간) CNN에 그 시절 겪었던 일들을 일부 털어놨다. 그는 모델 데뷔 초기를 회상하며 "어떤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피부색을 이유로 무대에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디션에 참가하고 패션쇼에 서면서, 그는 패션계에서 '흑인'이 어떤 의미인지 점차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나오미 캠벨의 어머니는 아프리카계 자메이카인이었다. 일찌감치 캠벨의 재능을 알아본 어머니는 연기·무용·발레 등을 가르쳤다. 일곱살이 되던 해, 가수 밥 말리의 'Is This Love' 뮤직비디오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15살 무렵 친구들과 쇼핑을 하다가 기획사 대표에게 스카우트 되면서 모델로 데뷔했다. 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백인의 전유물이었던 패션계에서 이름을 알리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더 많이 노력하고, 두 배로 잘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그럴 때면 그의 어머니는 "이런 말을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말라"며 "그건 단지 이 모델 업계의 본질이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는 독보적인 능력과 신비로운 이미지로 점차 패션계에서 주목받았다. 87년 12월 '보그' 영국판, 이듬해 프랑스판에 최초 흑인 모델로 등장했다. 그는 "사실 표지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회상했다. 89년엔 미국 '보그'지 9월호도 장식했다. 당시 잡지의 9월호는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판이었다. 이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타임지 표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나오미 캠벨이 표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본인의 화장품을 직접 챙겨 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쯤이었다. 그는 88년 '보그' 이탈리아판 표지를 촬영한 일화를 떠올리며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피부색에 맞지 않는 파운데이션을 가져와 촬영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스태프들은 나오미가 흑인인 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편견과 차별을 견뎌내는 데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고 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의 경우 잡지사들에 "흑인 모델을 거부한다면 광고를 철회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나오미 캠벨은 50대가 됐지만, 여전히 독보적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다른 흑인 후배들에게 "지난 시간이 가르쳐 준 것이 있다면 스스로 편견을 버리고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종차별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저 무지일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관련기사 톱모델의 분노, 명품백으로 파파라치 얼굴 가격 “안전제일” 톱모델 나오미 캠벨, 공항서 '방호복 패션' 2021.01.08 14:31
축구

'흑인 비하 논란' 맨유 카바니, 중징계

잉글랜드 프로축구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루과이 출신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인종차별행위로 중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일 “자신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인종차별적 의도가 담긴 글을 올린 카바니에 대해 3경기 출전 정지와 함께 벌금 10만 파운드(1억5000만원)를 부과했다”고 공개했다. 카바니는 지난해 11월 사우샘프턴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직후 자신의 SNS 계정에 관련 글을 올리다 논란에 휘말렸다. 축하메시지를 보낸 한 팬에게 “Gracias Negrito”라고 답글을 올린 게 문제가 됐다. Negrito는 우리말로 ‘검둥이’ 정도로 번역되는 단어로,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카바니는 “인종차별의 목적은 전혀 없었다. 나는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부주의한 글이 내 의도와 다르게 해석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황급히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결국 대형 이슈로 번졌다. FA는 카바니를 중징계한 이유에 대해 “묵시적이냐 명시적이냐의 여부를 떠나 피부색과 인종, 민족 등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를 언급한 건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리그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국 축구에 커다란 교훈을 던지는 사건이다. 카바니가 글을 올린 환경이 개인적인 공간(SNS)이었다는 점에서 (중징계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우리 사회의 큰 틀을 인지하지 못한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FA의 징계에 따라 카바니는 2일 아스턴빌라전(EPL), 6일 맨체스터시티전(리그컵 4강전), 9일 왓포드전(FA컵 3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1.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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