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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생 노사 관계 이끈 정의선 회장, 인색했던 안전관리시스템 개선 최대 숙제로

임금동결 등으로 노사 상생협력 관계를 이끌어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안전관리시스템 확충이 올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여야가 8일 합의 처리하기로 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제정안에 따르면 경영책임자의 처벌이 한층 강화되기 때문에 현대차를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회 법사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물리는 중대재해법에 합의했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이 처리될 전망이다. 만약 중대재해법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지난 3일 현대차 제1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난 정 회장도 안전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청업체 마스터씨스템 소속 노동자 김 모 씨는 프레스공정에서 나오는 철판 조각을 압착하는 베일러 머신 주변에서 청소하던 중 상반신이 끼여 사망했다. 현재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정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분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진심으로 깊은 애도를 표하며 회사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안전한 환경조성과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총수가 직접 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함에 따라 현대차는 대책 마련과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차의 안전관리 시스템 매뉴얼에 허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매뉴얼 상 철판 조각 청소 중에는 베일러 머신이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고 장소는 안전펜스와 출입문 안전플러그를 장치해 운영 중이다. 출입문에 설치된 안전플러그를 뽑으면 설비가 자동으로 멈추게 되어 있다"며 "안전플러그를 뽑지 않으면 출입문 자체가 열리지 않도록 해 혹시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노동자가 기본 동선대로 움직이지 않고 출입문이 아닌 다른 통로로 들어가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설비 점검·정비·청소 등의 작업 시 전원 차단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망사고에서는 이런 안전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금속노조는 지난 5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안전보건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고용부는 전체 공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의 안전보건시스템을 보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차의 202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안전보건 부분을 보면 ‘1차 협력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만 포함됐다. 1차 협력사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은 2019년 100% 달성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2차 협력사에 대한 내용은 전무하다. 사고를 당한 김 씨는 현대차의 2차 협력사다. “생산과 이윤만을 위한 위험의 외주화 속에 이번 참사는 예견돼 있었다”고 현대차 노조가 지적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협력사의 안전보건 현장 순회 지원, 안전관리 가이드 배포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화학업체들이 ‘안전사고 제로화’를 선언하며 한해 수천억 원씩 안전시스템 확충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모습과 대비된다. 정 회장은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 강화를 누누이 언급해왔다. 회사는 회장 취임 후 보름 만에 공장을 찾아서 노사 관계를 비롯해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을 강조했던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08 07:00
야구

[김인식의 클래식] 선수들 대학 진학에 제도적 허점이 있다

고교 선수는 대개 대학 진학보다 프로 입단을 목표로 한다. 이 가운데 고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 진출에 성공하는 이는 10%도 안 된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민 선수는 1133명이었고, 100명(추후 육성선수 입단 제외)만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나머지는 대학교에 진학해 기량을 갈고닦은 후 프로 입단에 재도전하기 마련이다. 대학 입시별 전형은 학교별 다르지만, 내신 등급에 커트라인을 두고 지원서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인문계고 아마추어 선수와 실업계 및 특성화고 아마추어 선수의 내신 등급 격차가 꽤 크다고 한다. 가령, 인문계고에선 야구 선수들이 일반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대부분 8~9등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실업계 및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아마추어 선수는 4~5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인문계고 선수들이 대학 진학에 있어 좋은 내신 등급을 받기 상대적으로 어렵다. 일선 고교 지도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인문계고 선수들은 내신 미달로 4년제 대학 입학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이 발생한다. 여기서부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다. 야구 기량을 비교할 때도 아쉬운 면이 있다. 선수 기량과 관계없이 학교별로 기량 차로 인해 대학 진학에도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다. 야구 선수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 입시 자료로 고교 시절 기록이 반영된다. 타자는 타율·안타·타점 등, 투수는 다승과 평균자책점·탈삼진 등을 참고한다. 이 기록은 충분히 객관적일까? 전국대회에 많이 진출하는 팀 선수의 기량이 아무래도 좋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전국대회 상위 라운드에 오를수록, 좋은 기량의 팀과 맞붙어 기록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반면 팀 성적이 떨어지거나 신생 학교의 경우 주말리그, 전국대회 예선에서 조기 탈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때 강팀을 상대하지 않아 개인 기록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일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기록은 더 좋지만, 실제 기량은 떨어진다는 의미다. 전국대회에 자주 출전해 기록이 떨어진 선수는 아예 대학 입시 전형에서 1차도 통과하지 못하는 반면, 기량이 부족해도 내신이 좋거나 상대적으로 기록이 두드러진 선수는 합격하는 허점이 발생한다. 한 고교 지도자에 따르면 6이닝만 던지고 3승을 챙긴 선수들도 있다고 한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기량이 선수 중 일부는 요즘 2~3년제 대학으로 눈을 돌린다. 그래서 2년제 대학팀 실력이 점점 좋아진다고 한다. 실제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는 19명 프로에 입단했는데, 이 중 2년제 강릉 영동대 출신이 5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육성 선수 입단을 포함하면 인원은 더 늘어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자료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으로 총 36개 대학팀 가운데 4년제가 32개다. 2년제가 3개, 3년은 1개다. 강릉 영동대와 함께 광주 동강대의 실력도 아주 좋다. 4년제 대학팀을 심심찮게 꺾는다. 학부모 입장에선 내 아들이 프로에 입단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 4년제 대학에 보내고 싶어한다. 여러 요인으로 2년제 대학교에 진학한 아마추어 선수들은 죽기 살기로 운동한다고 한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이 누적되면 앞으로 프로야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선의의 피해 학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병폐를 빨리 없애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다. 대학 야구 대회가 서울 목동구장에서라도 열렸으면 한다. 지방의 열악한 환경에서 대회를 치르다 보니 점점 대학 야구의 열기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의 지원도 줄어들게 된다. 한국 야구의 근간이 되는 아마추어 야구, KBO리그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고민해야 할 이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정리=이형석 기자 2021.01.0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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